유일하게 꿈을 꿀 수있는 동물이 인간이라고한다.
현실이 아무리 각박하고 어려울찌라도 꿈을 꿀 수있기에 우린 행복하다.
마라톤 참가에 대한 걱정때문인지 새벽 한시에 깬 이후로는 잠을 이룰 수가 없다. 평상시 56-58분에 달리던 12km 한강변을 지난주 겨우 하루 뛰면서 1시간 4분의 기록으로 힘들게 들어온 기억을 전장에 임하기전 부터 자신감을 잃어버린 장수의 참담한 심정과 비교하면 너무 지나친 표현일까? 내자신의 기록을 깨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하고 3시간 30분에라도 들어 올수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식사
대회 아침 탄수화물의 섭취를 위해 대부분의 경우 찰밥이나 떡등을 먹지만 난 어느순간부터 바나나 이외에는 먹지 않게 되었다. 쌀이나 밀가루로 만든 음식이 소화되기 위해서는 3시간이 필요하고 소화해서 에너지로 사용되는 이상의 에너지가 소화시키기 위한 에너지로 소비된다. 바나나는 탄수화물이 많고 소화하는데 40분 만 필요할 뿐만아니라 소화도 잘 되기 때문이다. 출발전까지 5개의 바나나를 먹었다.
복장
날씨가 갑짜기 추워져 어떤 복장으로 달려야하나를 고민하지 않을 수없다.
한겨울 바지부터 한여름 팬티까지 전부 준비했다. 출발전이라도 기온이 달라지면 그때가서 선택할 작정이였다. 날씨에 맞지 않는 복장은 맞지 않는 신발처럼 뛰는 내내 고통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출발
서울의 명물 광화문앞 도로에 모인 20000명 이상의 선수들이 형형색색의 의상을 차려입고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이명박서울시장의 축하 메세지가 고맙게 느껴진다. 그도 달리기 마니어란 얘길 들어서겠지만... 축포소리와 함께 출발!
초반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처음에 잘 달린다고 해서 반드시 일찍들어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초반은 가능한한 에너지를 절약하며 더 빨리 뛰고픈 욕구를 절제하지 않으면 안된다. 3:30분대 페이스메이커를 따라갔다. 후반에 더 늦어질것을 감안해서인지 거의 20km까지를 계속 24분 페이스로 달려간다. 하프를 1시간41분 23초에 통과
동생과의 만남
당연히 앞서서 한참을 달려갔으리라고 생각했던 동생을 19km 지점에서 만났다. 마라톤 시작하기 전 78kg 이던 몸무게를 60kg으로 줄이며 내 3달 훈련량인 370km를 매달 혹독하게 달리며 sub 3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기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그를 만난게 별로 기뿌지 않다. "아니 아직 많이 남았는데 벌써 지치면 안되는데...힘내" 내가 도와 줄수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재능있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에게 안되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에겐 안된다는 얘기가 있다. 마라톤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즐거움의 대상이란 걸 그가 알때 sub3 도 달성하리라 믿는다.
후반
하프까지 예상보다 일찍 왔기 때문에 그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마음 먹었다. 30km 까지는 정확히 24분페이스가 유지되었지만(2:23'30") 30km 이후는 페이스유지하기가 쉽지않다. 고통이 엄습해온다. 나에게 고통을 감내할 수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하면서... 조금만 속도를 줄이면 고통도 줄어든다는- 끊임없이 밀려오는 달큼한 유혹에 시달리며... 계속 달렸다. 자기하고의 처절한 싸움도 시간이 지나면서 막을 내렸다. 나의 최고 기록을 2분 갱신하면서... (30-35: 24'46", 35-40: 25'00" 40-42.195: 10'48" Total: 3시간 24분 02초)
Finish Line
모든건 끝이있지만 마라톤 finish line보다 더 고맙고 반가운 건 아마 없을 것이다. 그 어떠한 고통도 이 라인을 통과하면서 환희로 바뀌고 만다. 시리도록 푸른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의 모든것이 정겨워보인다. 메달을 걸어주는 어린소녀를 꼭 껴안았다. 같이 뛴 동료선수들, 도우미 아니 지구상에 살아 숨쉬는 모든 만물에게 감사함을 보내고 싶다.
이호정 ::: 열심히 준비하신 만큼 결과도 만족 하시겠네요, 운동 장에서 못 만나뵈어 아쉬웠는데, 사진 못 찍어드려 죄송해요..
여상훈 ::: 수고하셨습니다~~화이팅~~
유제형 ::: 개인최고기록수립을 축하합니다.뛰었다하면 신기록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박인석 ::: 후기 참 잘쓰셨오. 어떤 미사여구보다 생생한 감정의 전달이 그렇소. 운동한다는 것, 삶의 환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기에 온동이 좋수다. 얼른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정은숙 ::: 주로에서 만나 같이 뛰어서 힘이 많이되고 좋았습니다.. 기록갱신 축하드려요!
윤재윤 ::: 기록 단축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동생분도 대단하신것 같습니다. 레이스는 올인?
송광근 ::: 형님 최고기록 갱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미사리에서 열심히 뛰실때 부터 기록내실꺼라 믿었습니다. 앞으로 형님한테 한수 배워야 겠습니다,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빨리 회복하세요
이주봉 ::: 열심히 연습하신 결과물 아닌가요.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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