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에 참가하며 대부분은 연습을 전혀 안했다. 이번 목표는 그냥 완주다라는 얘기를 많이 듣게 된다. 그러나 연습을 했던 안했던 모든 주자가 공통적으로 가지는 소망은 좀더 나은 기록, 내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것일 것이다.
우습게 시작한 마라톤
2002년 8월말경에 울진 수영대회 참가차 갔다가 우연히 만난 철인들 덕분으로 9월부터 미사리에서 달리기 연습을 몇번했다. 연습때 10km 한번 뛰어보고 누가 배번 준다고해서 하프대회에 참가 1:45으로 완주, 춘마배번 있다고 또 뛰어보라해서 별 준비도 없이 참가 3:57 고통은 있었지만 별거 아니네하는 생각.
2003년이 들어서자 한달에 한번씩 full 나가기로 계획을 세우고...
서울마라톤 3:47, 동아마라톤 3:40 세종마라톤 예상기록 3:30분 초반 25km 까지 3:20 페이스메이커를 앞질렀다. 잘하면 20분안에도 들어오겠구나는 망상도 잠시... 초반의 오바페이스는 육체뿐아니라 내 영혼까지 고통스럽게 했다. 3:53
그 알량한 자만심에 쐐기를 꽂는.... 마라톤이 조금 두려워지기 까지했다. 2주 뒤에 있을 경향마라톤이 갑짜기 공포로 다가왔다. 도망가고 싶었지만 포기할 구실이 없었다. 경향에서는 마지막 7km를 거의 걷다시피하여 골인 최악의 기록으로... 3:59
부상과 포기
2003년 10월 조선과 중앙 신청해 놓고 기록갱신에 이를 갈며 훈련중 종아리근육 파열... 신청한 대회는 절대 참석한다는 각오는 full은 절대 무리라는 wife를 반강제적으로 대신 내보내는 것으로 대신해야했다. 회복하고 다시 원래의 페이스를 찾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욕심만 갖고 안되는게...
2004년이 시작되자 또 기록갱신의 망령이 되살아났다. 서울마라톤 강풍과 추위로 실패 3:56, 세종마라톤 일주일전까지 주당 110km를 뛰며 자신이 있었는데 대회있는 주 월요일부터 시작된 감기몸살, 너무 무리했던것 같다. 금요일까지는 거의 포기상태였는데 일요일 아침엔 조금 살맛했다. 3:48
2004 춘마
8월말 철인대회가 끝나고 달리기 훈련방법을 바꾸었다. 프로그레시브훈련이라고 명명한, 6km를 조금 천천히 뛰어 갔다가 돌아올때는 2-3분 빠른 페이스로 마지막 2km는 전력질주하는 방법으로... 효과가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한번 오바페이스에 실패했기에 무리한 기록경신은 하지 않기로 굳게 마음 먹었다.
처음 만나는 5km 까지의 언덕은 정말 천천히 뛰었다.(26:24) 여기서 페이스조절에 실패하면 안된다. 더 빨리 힘있을때 기록을 당겨 놓고 싶은 심정을 가까스로 억누르며... 급수대마다 물을 마시고 준비해간 3개의 파워젤도 먹었다.
마라톤은 12km의 경주
30km 까지 얼마나 빨리 뛰어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남은 12km가 기록을 좌우한다. 마라톤이 30km라면 얼마나 좋을까? 돌덩이처럼 무거운 육체의 고통과 몇분 더 일찍 들어가는게 뭐가 중요해...하는 자기하고의 끝없는 싸움이 시작되는곳. 1km 표지판 12개를 헤아리며... 저 멀리서라도 표지판의 빨간 글자가 보이면 너무 반갑다. 3:36의 기록으로 1년6개월만에 나의 기록을 갱신했다.
sub 3주자가 즐비한 이세계에서 보면 정말 보잘것없는 기록이지만 여기까지 오는데도 많은 시간과 눈물이있었다. 내겐 정말 소중한 기록갱신이다.
박기수 ::: 보람있는 기록경신이네요 축하합니다...그리고 믿으야합니다. 스키에서 턴할때 발목을 꺽지않고 다리에 힘만 줘도 돌아가듯이,,초반 5분 늦춤은 후반 10분 빠름으로 이진다는 것을,,,
김홍중 ::: "마라톤은 12km의 경주"...맞는 말이죠. 수고하셨습니다. '윙'의 사진기자로써도 늘 감사드립니다.
김찬호 ::: 고생하셨고, 축하합니다. 그런식으로 정진하신다면 썹쓰리도 멀지 않았을겁니다
박재범 ::: 기록갱신 축하드립니다. 날마다 좋은사진 올려서 감사드립니다.^^
김승용 ::: 좋은 기록이십니다. 가족도 완주하셨더군요 축하드립니다. 좋은사진 감사드리구요..
임정식 ::: 정말 기록경신은 쉽지 않더군요. 꾸준히 운동한 사람에게만 가능한 일이지요. 전 4년전 기록이 그대로인데 이놈의 철인경기 한답시고 아직까지 경신을 못하고 있는데 아뭏든 축하드립니다.
서윤경 ::: 잠깐 자리비운사이 후다닥 찍고 사라지셨더구만요..그래도 버스안에선 너무 걸들만 찍었더라...성차별이 너무 심한거 아닌가요??^^
윤재윤 ::: 1년 6개월만의 기록 갱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광원 ::: 윤경님 어디 가셨나요. 얼마나 찾았는데... 사진찍어줄려고... 성차별이니 이런 얘기 나올것 같아서... ㅋㅋ 다음번엔 멀리 가지마세요.
정경두 ::: 완주후 기록에 대해 아무 말씀 안하시더니, 개인 최고 기록 갱신 정말 정말 축하드립니다. 人山人海 였는데 혹시 수영하듯 완주하신 건 아니죠. ㅎㅎㅎ
이경록 ::: 정말 축하드립니다. ^^ 개인 기록을 갱신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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